양자 정보학을 위한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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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작하는 글

2020년

양자 정보와 양자 컴퓨팅에 대한 개념은 위대한 물리학자 Richard P. Feynman의 논문1, 물리적 현상을 시뮬레이션 하는 경우 양자 세계는 양자적으로 만들어진 컴퓨터로 시뮬레이션 되어야 한다는 획기적인 제안으로 부터 시작되었다.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 본격적인 이론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IBM의 끈질긴 연구로 2025년 현재 초전도 기반 양자컴퓨터의 경우 100큐빗이 기본이 되어 다양하게 연구가 이루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가지고 있는 양자 컴퓨터의 대한 믿음은 기존 고전 정보이론에 비해 양자 정보이론에서 엄청난 연산 능력을 보여준다고 알려져 슈퍼컴퓨터가 며칠을 걸려서 풀어낼 문제를 단시간에 풀어낸다는 것이다. 한편 현재의 컴퓨터는 거의 성능 향상의 상한선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현재 개발되고 있는 CPU의 집적도만 봐도 알 수 있다. 처음 이 게시글을 쓴 날짜를 기준, 2020년 12월 7nm의 간격을 가지는 CPU가 만들어지고 있는데, 원자들의 간격이 ‘$\unicode{xC5}$’ (Angstrom, equals to 0.1nm) 인 것을 고려하면 어쩔 수 없이 한계점에 다다른 것을 생각해볼 수 있다.

2020년 까지만 하더라도, 정말 애석하게도 양자 정보, 양자 컴퓨팅은 아직까지 연구되고 있는 분야라 그런지, 뭔가 딱히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될지 알 수가 없다는 게 단점이였다. 당시에 나는 지금은 어느 정도 어떻게 진행하면 될 지 조금은 보이기 시작했지만, 그래도 정리를 해두고 가는 게 나을 것 같아서, GitHub 블로그 포스팅을 추가하게 되었다. 어차피 앞으로 업로드할 게시글 역시, 양자 정보를 공부하며 정리를 해볼 것이기에…

2025년

약 4년이 지난 2025년 3월의 시점에서, UN에서 공식적으로 2025년을 “양자 과학과 기술의 해”2로 선포했을 만큼 이제는 체계가 점점 명확해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물리학 전공을 한 사람의 입장에서 양자 정보와 양자 컴퓨팅은 순혈 물리와 비교하면 연결점이 없고 터무늬 없는 것 처럼 들리기 때문에, 블로그 포스팅의 내용을 유지하며 새롭게 내용을 갱신하고자 한다. 한국어로 된 자료가 당시에 비하면 정말 많아졌긴 했지만, 특정 분야에서는 아직도 부족한건 매 한가지이므로, 그동안 공부하던 내용도 정리할 겸 하여 게시글로 정리하고자 한다. 2025년 시점 기준으로 이탈리아 트렌토에서 박사과정을 시작하며, 보다 물리계에서 살펴볼 Photonic Quantum Computing에 한 발 깊게 들어갔기 때문에, 이쪽과 관련하여서도 포스팅을 해보려고 한다. (시간과 건강이 받쳐준다면.)

양자 정보를 공부하기 위한 사전 지식

양자 정보(Quantum Information)를 공부하기 위해서는, 사실 복합적으로 필요하겠지만, 일단 필수적으로 학부 3학년 수업은 끝마치는 게 공부하기 딱 좋은 시기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에겐 이때까지 기다리기엔 시간이 없기 때문에, 양자 정보를 공부하기 위해 사전 지식이 어떤게 필요할 지 정리를 해보려고 한다.

통계 역학

어쩌면 양자 정보를 공부하기 앞서 가장 필수적으로 알아야 하지 않을 까 싶다. 정보라는 개념이 James Clerk Maxwell이 생각한 ‘맥스웰의 악마(Maxwell’s Demon)’로 부터 시작하기 때문이다. 간단하게 살펴보면,

  1. 바깥과 에너지 교환이 없는 계를 하나 생각하자. 이 공간에는 균일하게 기체인 입자들이 존재한다.
  2. 그 공간을 정확히 절반으로 나누되, 출입할 수 있는 문 같은 것이 있다고 하자.
  3. 이제 ‘악마(Demon)’라는 존재가 있다고 가정하자. 이 존재는 앞서 언급한 문을 이리저리 여닫을 수 있다.
  4. 악마는 조건이 주어짐에 따라 문을 여닫을 수 있다. 예를 들어, 두 개로 나누어진 공간에 기체를 0.3, 0.7의 비율로 나누거나, 만약 두 종류의 기체로 섞여있을 경우, 이리저리 문을 여닫으며 출입하는 입자를 조절한다.

여기서 주요하게 볼 문제점은 ‘악마가 조건이 주어짐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다. 물론 예시로 든 경우들이 물리적으로 말도 안되지만3. 악마는 이러한 조건을 ‘어디선가 받아 알고 있어야 한다.’ 즉, 이 과정에서 악마는 ‘조건’이라는 정보를 가지고 행동을 취한다고 말할 수 있다.

양자 역학

고전적인 정보이론을 양자 현상을 접목시키려는 것이므로 당연히 양자 역학은 필수가 아닐 수 없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양자 정보와 양자 컴퓨팅을 위해 양자역학을 공부하기 위해서는 양자역학을 기술하는 근본적인 것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주 좋은 예시로, 학부 양자역학의 스테디 셀러인

David J. Griffiths, Introduction to Quantum Mechanics

이 책으로만 공부했다면 개념정립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양자역학을 공부하기에는 더할 나위 없이 가장 좋은 입문서이지만, 이 책의 가장 큰 단점인 ‘파동함수와 슈뢰딩거 방정식’을 깔고 모든 것을 설명하는 점 때문에 양자 정보 공부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한다4. 우리가 눈에 보이는 것이 파동이라 그렇지 사실은 양자계(Quantum System)가 Hilbert Space에서 P.A.M Dirac의 Bra-Ket을 기본으로 깔고 간다는 점을 생각해보면 아이러니하다.

(2025년 추가) 해당분야에 오래 있으면서 그 동안 여러자료를 살펴보았는데, 사실 현재까지도 이 분야의 가장 스탠더드인

M. A. Nielsen and I. L. Chuang, Quantum Computation and Quantum Information: 10th Anniversary Edition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10).

을 추천한다. 단, Chapter를 처음부터 보는 건 추천하지 않는다. 행렬대수 기반 양자역학 표현이 알고 싶다면, 양자역학을 공부하고 난 뒤 이 책의 선형대수 기초와 양자역학관련 챕터만 볼 것을 추천한다. 또는 다음의 책 역시 좋은 선택지이다.

Richard P. Feynman, Lectures on Physics Vol 3

J. J. Sakurai and J. Napolitano, Modern Quantum Mechanics (Cambridge University Press, 2020).

물론 두 번째 책은 대학원용 교재이기도 하고 양자역학의 다양한 것들을 다루기 때문에 차라리 파인만 물리학 강의 Vol.3을 보는 것이 양자 정보 학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까 생각이 된다.

양자 정보 및 양자 컴퓨팅 학습을 위한 참고자료

2020년을 기준으로, 양자 정보학을 한국어로 공부하기는 좋은 교재는

이해웅, 양자 정보학 강의

라고 말할 수 있었다. 다만 이 책은 대학원을 대상으로 보고 있어, 앞의 선두 과목들인 통계 역학과 특히 양자 역학에 대한 내용은 꼭 알고 있어야 한다.

2025년을 기준으로는 위의 “Quantum Computation and Quantum Information: 10th Anniversary Edition”의 번안본이 나온 상황이라 이책을 보면 좋으며, 이보다 손쉬운 교재가 필요한 경우

D. McMahon, Quantum Computing Explained (Wiley, 2008).

한국어 번안본 제목은 “양자 컴퓨팅 이론 해설” 이다.

  1. Feynman, R.P. Simulating physics with computers. Int J Theor Phys 21, 467–488 (1982). https://doi.org/10.1007/BF02650179 

  2. IYQ 2025, https://quantum2025.org/ 

  3. 만약 상황이 Equilibrium에서 저러한 행동을 한다는 것은 곧 엔트로피를 이리저리 쥐어잡을 수 있다는 말이 된다… 

  4. 물론 저 책에서도 내용은 등장한다. 뒤에 더 많은 연습문제로 박아둬서 그렇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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