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 박사과정 입학기 - 체류허가증 신청 1
지지
Intro
유럽에는 EU로 묶여있는 것과 동시에 국경을 상호개방하여, 국가로서의 정체성은 지니되 국가간 교류가 원활하도록 하는 ‘쉥겐 협정 (Schengen Agreement)’이 있다. 이탈리아 역시 이 협정을 따르는 국가들 중 하나이며, 이에따라 주변국간 국경이 개방되어 있는 상황이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 비쉥겐 국가간 Border Control은 최초로 입국/출국하는 쉥겐 지역 - 비쉥겐 국가가 된다. 이렇게 국가간 국경을 상호개방하여 쉥겐 - 비쉥겐의 국경으로 확장되는 상황이므로, 이에 따른 비자 역시 “국가를 입국하는 비자”가 아닌 “쉥겐 지역을 입국하는 비자 (Schengen VISA)”가 된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쉥겐 협약이 맺어진 국가에서 장기 거주하는 외국인이 있을경우 관리가 상당히 까다로워지는 면이 있다. 물론 쉥겐 비자라도 비자를 발급하는 국가의 언어에 맞추어서 발급되기는 하지만, 언어만 다를 뿐 사용하는 비자 스티커의 형식과 모양은 동일하다. 여행목적인 경우 이러한 구분을 하는 수고를 들일 필요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이탈리아의 경우 장기거주하는 외국인은 반드시 입국 후 8일 (주말이나 공휴일은 제외함) 이내에 체류허가(residence permit, permesso di soggiorno)를 신청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벌금이 청구될 수 있다고 하니 주의하도록 한다.
신청 과정
내가 소속된 트렌토 대학교의 경우 외국학생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서 그런지 외국인을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저 있다. 이미 출국 전 이를 도와주는 부서인 Welcome Office에서 사전에 Codice Fiscale를 발급해두는 등 이탈리아 같지 않은? 아주 친절함을 보였다.
이탈리아 우체국(Poste Italiane) 홈페이지에는 신청방법이 안내되어 있다 (물론 이탈리아어). 체류허가 신청을 위한 필요한 서류는 다음과 같다.
준비물
- 체류허가 신청 키트 (키트 잘로; kit giallo)
- 마르카 다 볼로 우표 (Marca da bollo)
- 정보가 기록된 여권면의 사본 (여권 표지, 출입국도장, 비자 등)
- 세금 번호 (코디체 피스칼레; codice fiscale)
Kit giallo는 지정된 Poste Italiane에서만 구할 수 있으므로 사전에 어느 곳에서 이를 취급하는지 파악이 필요하다. 이 키트를 취급하는 곳은 “Servizi Sportello Amico” 라고 명시된 우체국이며 이는 마찬가지로 Poste Italiane 홈페이지에서 확인가능하다. 나의 경우 체류허가 신청 키트는 이미 학교에서 보유하고 있어서 따로 구할 필요는 없었지만, 체류허가 신청을 진행한 곳이 어차피 이 키트를 취급하는 곳이였다.
Marca da bollo는 이탈리아 내 타바끼 (tabacchi) 어느 곳에서나 구매할 수 있다. 단, 카드는 받지않고 현금으로 지불해야 하니 주의하자. 이 우표의 역할은 대한민국으로 치면 정부 수입인지 비슷한 것인데, 이탈리아 내에서 공문서 등을 보낼 때 이를 보증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근데 우표 하나가 무슨 16유로… 대한민국이면 천원인가 하는 걸…
코디체 피스칼레의 경우 키트에 작성하도록 되어있어 본인 번호가 뭔지만 알고있으면 된다.
체류허가 신청 키트 내용 작성하기
여기서 부터 이탈리아의 행정처리가 한국과 달리 동떨어지는지 체감할 수 있다. 물론 코로나19를 겪으면서 대부분의 시민들이 컴퓨터 사용에 더욱 익숙해진터라 상당히 많은 부분이 바뀐 것은 사실이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러한 아날로그를 추구하고 있다.
체류허가 신청 키트의 양식은 이탈리아 이민국 포탈 Portale Immigrazione (사이트가 2000년대 초에 머물러 있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제목 “LA NUOVA PROCEDURA”의 게시물을 살펴보면 몇몇 단어에 링크가 걸려있는 데 그 링크에서 PDF본을 제공하고 있다.
나의 경우 Amico Kit안에 Bollettino postale premarcato, Modulo 1이 포함되어 있었다.
Bollettino 작성
본 서류를 작성할 항목은 간단하다. 본인이 지원할 페르메소 디 소쪼르노의 기간별에 따른 지불금액, 본인 이름, 그리고 거주주소만 적으면 된다. 이 때 주의할 점은 모든 영문표기는 대문자로 적도록 하자. 아래의 한국어가 병기된 사진을 참고하여 Bollettino를 작성하면 된다.
개인적으로 가장 어처구니 없다고 생각되는 부분은 비용을 굳이 이탈리아어로 표기하여 재작성 하는 부분인데, 아마도 작성하는 본인이 정확한 비용을 청구한다는 것을 명시하기 위함이라고 추정된다.
Modulo 1 작성
체류허가증 작성 및 제출을 위한 키트. Modulo 1은 총 8페이지로 구성되어 있으며, 신규신청의 경우 1페이지, 2페이지, 3페이지만을 작성한다. 작성 전 몇가지 주의사항이 있으니 유의하도록 하자.
- 영문은 모두 대문자로 작성
- 선택항목에서는 X로 선택을 표기
- 마르카 다 볼로 인지를 붙인 뒤 인지면에 걸처 본인 서명
이를 유의하여 아래지지 한국어가 병기된 사진을 참고하여 Modulo 1을 작성하면 된다.
실제 작성한 Modulo 1의 첫 페이지는 다음과 같다.
나는 Modulo 1의 3페이지까지 작성을 완료하고 우체국을 방문했다.
문서가 길어져서 접수이후의 과정은 다른 게시글에 이어서 작성한다. 이탈리아 박사과정 입학기 - 체류허가증 신청 2
Leave a comment